연명의료결정법 — 두 사건에서 지금의 제도까지
글 · 라이프벨 (도휘 최원준 · 죽음학지도사 서휘 진은정)
연명의료결정법은 죽음을 허용하는 법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장치입니다. 보라매병원 사건과 김 할머니 사건이 법의 공백을 드러낸 과정, 2019년 개정으로 일곱 가지가 된 연명의료의 범위, 중단할 수 없도록 정해진 조치,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의 실무 차이를 정리했습니다.
이 글에서 얻는 것
- 보라매병원 사건은 말기환자의 생명유지장치 제거가 아니라 회복 가능한 환자의 퇴원 사건이다
- 연명의료는 2019년 시행령 개정으로 4종에서 7종이 됐고, 영양·수액·산소·통증완화는 중단 불가
- 문서가 없으면 절차가 '추정 → 가족 전원 합의'로 내려가며 현실에서 자주 막힌다
목차
- 01연명의료결정법은 무엇을 정한 법인가
- 02왜 이런 법이 필요했나
- 03무엇이 연명의료에 해당하나
- 04내 뜻을 남기는 두 가지 문서
- 05문서가 없으면 어떻게 되나
- 06자주 묻는 질문 · 오늘 품어볼 질문
"살리는 것이 늘 최선일까."
병상에 누운 가족을 앞에 두고 이 질문이 떠오릅니다.
기계가 숨을 대신 쉬고, 심장을 뛰게 하고, 몸을 유지합니다.
그런데 의사는 말합니다. "회복은 어렵습니다."
그때 우리는 무엇을 결정할 수 있을까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무엇을 원했을까요.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 연명의료결정법입니다.
연명의료결정법은 무엇을 정한 법인가?
정식 명칭은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입니다.
이름이 긴 이유는 두 가지를 함께 담았기 때문입니다.
호스피스·완화의료에 관한 부분은 2017년 8월 4일,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부분은 2018년 2월 4일 시행됐습니다.
이 법은 죽음을 허용하는 법이 아닙니다.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장치입니다.
왜 이런 법이 필요했나?
두 사건이 계기였습니다.
보라매병원 사건 (1997)
뇌수술을 받고 회복 가능성이 있던 환자를,
부인의 요구로 퇴원시켜 사망에 이른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2004년 6월 24일(2002도995), 부인에게 살인죄를,
퇴원을 도운 의사에게 작위에 의한 살인방조죄를 인정했습니다.
여기서 자주 오해가 생깁니다.
말기환자의 생명유지장치를 뗀 사건이 아닙니다.
회복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퇴원시킨 사건입니다.
그래서 이 판결은 이후 의료 현장을 크게 위축시켰습니다.
김 할머니 사건 (2008)
폐 조직검사를 받던 중 출혈이 생겨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식물 상태가 된 사례입니다.
자녀들은 평소 어머니가 밝힌 뜻에 따라 연명치료 중단을 요구했고,
대법원은 2009년 5월 21일 전원합의체 판결(2009다17417)로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국내에서 존엄사가 처음으로 법적으로 인정된 판결입니다.
두 사건이 보여준 것은 같습니다.
법의 공백 속에서는 환자도 가족도 의료진도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
무엇이 연명의료에 해당하나?
제정 당시 네 가지였던 항목이 2019년 3월 시행령 개정으로 일곱 가지가 됐습니다.
| 제정 당시 | 2019년 추가 |
|---|---|
| 심폐소생술 | 체외생명유지술(ECMO) |
| 인공호흡기 착용 | 수혈 |
| 혈액투석 | 혈압상승제 투여 |
| 항암제 투여 |
여기에 더해, 담당의사가 보기에 환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지 않고
임종과정만 연장하는 의학적 시술도 포함됩니다.
반대로 중단할 수 없는 것도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영양 공급, 물과 수액, 산소 공급, 통증 완화 조치입니다.
이 부분을 모르셔서 망설이는 분이 많습니다.
연명의료를 중단해도 굶기거나 아프게 두지 않습니다.
편안하게 하는 조치는 끝까지 유지됩니다.
내 뜻을 남기는 두 가지 문서
| 사전연명의료의향서 | 연명의료계획서 | |
|---|---|---|
| 누가 | 19세 이상 누구나 | 말기·임종과정에 있는 환자 |
| 언제 | 건강할 때 미리 | 진단 이후 |
| 어디서 | 보건복지부 지정 등록기관 | 윤리위원회를 설치한 의료기관 |
| 의사 개입 | 없음 (본인이 직접) | 담당의사와 함께 작성 |
핵심 차이는 시점입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때 쓰는 문서이고,
연명의료계획서는 이미 진단이 내려진 뒤에 쓰는 문서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앞쪽입니다.
등록기관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누리집(lst.go.kr)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본인이 작성했는지 여부도 같은 곳에서 조회됩니다.
문서가 없으면 어떻게 되나?
세 단계로 내려갑니다.
- 문서 확인 — 의향서나 계획서가 있으면 그 내용이 기준이 됩니다.
- 의사 추정 — 문서가 없으면, 가족 2명 이상이 환자의 평소 뜻에 대해 일치하는 진술을 하고 담당의사와 전문의 1명이 확인해 환자의 뜻으로 추정합니다.
- 가족 합의 — 추정조차 불가능하면 19세 이상 가족 전원의 합의가 필요합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어려워집니다.
특히 3단계의 '전원 합의'는 현실에서 자주 막힙니다.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이 한 명만 있어도 절차가 멈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단계, 즉 미리 써두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자기결정권이 미리 선언될 때만 힘을 갖는 이유](/insights/thanato/15)가 여기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쓰면 치료를 안 해주나요?
아닙니다.
이 문서는 임종과정에 들어섰다고 의학적으로 판단된 이후에만 효력을 가집니다.
평소의 치료에는 아무 영향이 없습니다.
작성하려면 비용이 드나요?
등록기관에서 무료로 작성·등록할 수 있습니다.
신분증을 지참하시고, 상담을 거쳐 본인이 직접 작성합니다.
가족과 이 문제를 어떻게 상의할지 모르겠습니다.
제도를 아는 것과 가족에게 말을 꺼내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라이프벨(주)의 싸나토코칭은 후자를 다룹니다.
도휘 최원준 대표는 죽음교육지도사이자 한국코치협회 KAC 인증코치이며,
죽음학지도사 서휘 진은정이 함께합니다.
이 글은 제도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안내입니다. 실제 작성과 절차는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과 담당 의료기관의 안내를 따르십시오.
오늘 품어볼 질문
- 내가 남기고 싶은 말, 전하고 싶은 사람, 정리하지 못한 일은 무엇입니까.
- 누군가 나 대신 결정해야 한다면, 내가 바라는 마지막은 어떤 모습입니까.
- 치료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입니까.
지금 정리해두고 싶다면
서류는 한 시간이면 씁니다.
정작 오래 걸리는 것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일입니다.
싸나토코칭은 그 앞 단계를 함께합니다.
20분 무료 상담은 줌 또는 방문(노원)으로 일정에 맞춰 잡습니다.
👉 무료로 시작하기: lifebell.kr/start · 💬 한 줄 문의: 카카오톡 채널 '라이프벨'
죽음을 외면할수록, 타인의 결정이 내 마지막을 대신하게 됩니다.
이 글의 축약본은 블로그에도 실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