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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마음2025-05-13약 7분

공부 못하는 아이가 아니라 지혜로운 아이였습니다

글 · 도휘 최원준 (라이프벨 대표, 전인륜학 창시자)

늘 평균 이하였던 아이가 과학영재반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문제는 아이가 아니라 방식이었습니다. 질문이 많고 다르게 말하고 느리게 이해하는 아이는 지혜로운 아이일 수 있는데, 그 네 가지가 공교롭게도 성적에는 불리합니다. 부모가 어떻게 그 아이를 놓치는지와, 가르치는 대신 지키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이 글에서 얻는 것

  • 질문 많음·다르게 말함·느린 이해·딴생각은 지혜의 작동 방식이지만 성적에는 불리하다
  • "우리 아이는 왜 자기 생각이 없을까" — 없어진 게 아니라 있었는데 꺾인 것
  • 지혜는 만들어 넣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을 지키는 일이다

목차

  1. 01같은 아이가 다른 곳에서는 달랐습니다
  2. 02지혜로운 아이는 어떻게 생겼나
  3. 03부모는 어떻게 그 아이를 놓치나
  4. 04그래서 부모가 할 일

저는 늘 공부를 못했습니다.

국어·영어·수학 모두 못했고, 문제집 앞에 앉으면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부모님은 걱정했고, 실망했고, 이제라도 정신 차리라고 하셨습니다.

저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성적이 나쁜 나는 못난 아이일 거라고.
공부를 못한다는 것이 곧 가능성이 없다는 뜻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참 뒤에 알았습니다.
공부를 못한 게 아니라, 그 공부가 저와 맞지 않았던 것이라고.

같은 아이가 다른 곳에서는 달랐습니다

초등학교 때 은사님이 교내에서 두 명을 추천하셨는데 제가 그중 하나였습니다.
과학영재반이었습니다.

그 수업에서 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질문하는 것을 좋아했고, 이유를 묻고, 결과를 뒤집어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누군가는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라"고 했지만
그게 제가 살아 움직이는 방식이었습니다.

성적표에는 그 아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저였던 것이 아니라 방식이었습니다.

지혜로운 아이는 어떻게 생겼나?

지혜는 잘 외우는 능력이 아니라,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계를 이해하려는 태도입니다.

그래서 지혜로운 아이는 대개 이렇게 보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실제로 일어나는 일
질문이 많다주어진 답을 그대로 받지 않는다
다르게 말한다자기 언어로 번역하고 있다
느리게 이해한다납득될 때까지 놓지 않는다
딴생각하는 것 같다지금 배운 것을 다른 것과 연결하는 중이다

문제는 이 네 가지가 성적을 올리는 데는 대체로 불리하다는 점입니다.

빨리 받아들이고 그대로 재생하는 쪽이 점수가 잘 나옵니다.
그래서 지혜로운 아이가 성적으로는 불리해 보입니다.

부모는 어떻게 그 아이를 놓치나?

의도적으로 놓치지 않습니다.
성적을 보고, 걱정하고, 다그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놓칩니다.

점수가 오르면 안심하고, 떨어지면 다그칩니다.
그러는 사이 아이가 자기 삶을 해석하는 능력은 천천히 사라집니다.

우리는 그걸 이렇게 부릅니다.
"산만하다." "딴생각한다." "쓸데없는 소리 한다."

그리고 몇 년 뒤에 묻습니다.

"우리 아이는 왜 자기 생각이 없을까요?"

없어진 것이 아닙니다.
있었는데 꺾인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할 일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지키는 일입니다.

지혜는 만들어 넣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 안에 이미 있는 것이고, 지켜지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렇습니다.

  • "왜?"라는 질문에 귀찮아하지 않기. 그 질문이 지혜의 작동 방식입니다.
  • 느린 이해를 기다려주기. 빨리 넘어간 이해는 빨리 사라집니다.
  • 다른 답을 틀린 답으로 다루지 않기. 먼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물어보십시오.
  • 성적 이야기를 하기 전에 하루를 먼저 묻기. 순서만 바꿔도 대화가 달라집니다.

[전인륜학](/insights/existhos/01)이 교육에서 말하는 것도 같습니다.
아이를 채워야 할 그릇이 아니라 이미 온전함을 품은 존재로 보는 것.

지식보다 지혜.
속도보다 방향.
성공보다 존재.

자주 묻는 질문

그럼 성적은 신경 쓰지 말라는 건가요?

아닙니다.
성적은 지금 이 방식이 아이와 맞는지 알려주는 신호 중 하나입니다.
다만 성적이 아이의 가능성을 재는 자가 아닐 뿐입니다.
신호로 읽으면 유용하고, 판정으로 읽으면 아이를 잃습니다.

아이가 정말 지혜로운 건지, 그냥 공부를 안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구분하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관심 있는 영역에서는 어떤가를 보십시오.
좋아하는 것에서도 질문이 없고 깊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다른 문제입니다.
어딘가에서는 눈이 살아난다면 방식의 문제입니다.

자녀와의 관계를 코칭으로 다룰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라이프벨(주)은 전인륜학을 기반으로 청소년과 부모를 위한
진로·삶·가치 중심 코칭과 교육을 운영합니다.
도휘 최원준 대표는 전인륜학 창시자이자 한국코치협회 KAC 인증코치입니다.

오늘 품어볼 질문

  1. 내 아이가 눈이 살아나는 순간은 언제입니까.
  2. 최근 아이의 "쓸데없는 질문"을 몇 번이나 끊었습니까.
  3. 오늘 아이에게 성적 이야기 전에 무엇을 먼저 물어보겠습니까.

아이의 방식을 찾고 싶다면

같은 아이가 어떤 자리에서는 살아나고 어떤 자리에서는 멈춥니다.
그 자리를 찾는 일은 혼자 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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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아이는 성적보다 오래 갑니다.

이 글의 축약본은 블로그에도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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